무엇이든 말하고 싶지만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을 때 무력감에 스며들어 가라앉고 마는 것 생각보다도 사람은 말할 때 많은 생각을 거친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언어로서 형상화하는 과정은 그 사람의 어휘력에도 영향을 받는 것이겠으나 당연하게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얼마나 명확하고 단순한 언어로도 표현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발화할 때...
그런 시가 있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고 오래 보아야 예쁘다. 나의 언어도 아마 그래주길 바라서 자꾸만 길어지고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머리에 든 생각이 너무 많으면 가끔 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자주 그렇다. 그래서 항상 말이 없었다. 언어는 자주 모양을 바꾸지만 뜻은 같다. 글자만 다르고 의미가 같다는 것이 흥미롭지만 나는 이러한 변환을 잘하...
하얀 거짓말도 까만 거짓말도 결국 거짓말이었다 눈물도 웃음도 나에게는 모두 눈물이었다. 가끔은 울지 않기 위해 웃었고 웃지 않기 위해 울었다. 나의 모든 것이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조차 헷갈리던 때가 있었다 모든 것이 두려웠고 아팠지만 그것들을 전부 견뎌낼 정도로 행복했으나 정말로 내가 그걸 견뎌냈는지는 역시 잘 모르겠다. 그저 회피만 하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언제나 내가 방심했을 때에 나를 덮쳐 온다 그러면 나는 그저 쓸려가기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괜찮아진 줄 알았나 싶으면 또 다시 기분 나쁜 바다가 나를 집어삼킨다. 그래, 바닷물은 너무나도 짰고 너무나도 차가웠지. 다시금 나에게 돌아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다. 바다는 그 손으로 기어이 나를 쓸어내린다. 잔 물결이 파도치고 난 뒤...
왜 울어? 그냥. 왜 웃어? 그냥. 어떤 물음이 되돌아와도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냥, 그랬다. 나의 언어는 늘 복잡했으나 단순했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은 그나마 쉬웠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때문에 나의 뜻을 전부 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나 스스로가 나의 말에 만족하지 못해서 자꾸만 덧붙이던 것은 이내 뱀보다 더 길어져 버렸다...
우리는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었고 나는 우리가 아니었고 혼자였다 인간은 관계 진행을 위해서 연락과 같은 수단을 필요로 했다. 그 관계가 꼭 애인 관계만이 아니더라도. 나는 그것을 아주 귀찮게 여기는 사람 중 하나였고 이 귀찮음은 또래 사이에서 가끔 별종으로 여겨지곤 했던 모양이었다. 뭐 어쩌겠는가. 온종일 있었던 일을 누군가와 떠들며 나눠야만 하루가 끝나는 ...
여름은 다 갔는데 나의 가을이 오지 않는다 가을도 없이 찾아온 겨울은 나에게 너무나도 차가웠다. 나라는 사람에게 열정과 희망이란 모두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의 이 작은 불씨를 살려낼 때까지 몇 번이고 눈밭에서 구를 것이었고 장작이 마를 때까지 눈물을 닦아내야 할 것이었다. 생각보다 깊이 박혀 있던 돌을 조금씩 치울 수록 크게 난 구멍에 나...
수용성 우울 같은 건 이미 우산에 장화까지 신은 나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았다 우울하고 지치고 불안하면 보통 샤워를 하라고 한다. 하루의 끝을 따뜻한 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건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몸에 물을 뿌려도 사라지지 않는다. 하늘도 울고 있는데 나라고 울지 않는다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차라리 소...
낙하와 비상은 한 끗 차이였다 도대체 누가 이 세상에 살아갈 구멍을 만들어 준 건지는 몰라도 내 몫은 그저 쥐구멍이었다. 그것도 그 앞에 고양이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더란다. 구멍 안은 넓었지만 언제나 볕이 들기 어려웠고 그마저도 고양이의 눈동자가 덮어 버리면 되도않는 주먹으로 때려보는 것이 전부였다. 낙관론자는 전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라던...
정말 죽을 만 하면 살아남았고 살 만하면 죽어간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흔한 이야기겠지만 생각보다 세상은 세상의 법칙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어쩌면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인지도 모르겠으나, 어쩐지 내 주변에는 완벽하게 '좋은' 사람이라는 부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마 그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면 배신자라며 ...
옛날 영화에나 나올 법한 진부한 권선징악의 수혜자로서 고전 문학에서나 나오던 운명론적 세계관을 믿은 것은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다. 대충 그들의 생각 정도는 이해가 가고 있다는 것이 이유라면 그러했다. 내게 닥친 문제에 대해 나의 행동을 탓하기엔 나는 그 상황에 맞춰 최선의 행동을 했을 뿐이므로 그것은 반드시 하늘의 탓이 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나...
가장 쓰레기 같은 삶이 가장 올바른 삶과 맞붙으면 후자가 바스러지는 것이 당연했다 삐뚤어진 삶이 가끔 올바른 삶을 바꾼다. 그것도 생각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렇다면 나는 삐뚤어진 삶인가? 올바른 삶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삐뚤어진 자에게 교정된 올바른 삶인가? 개인을 틀 안에 집어넣는 것은 쉽지만 틀이 개인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끝도 없는 파도 속에 몸을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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